기업의 규모는 다르지만, 경영의 본질은 같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한 사람의 ‘결정’이 수많은 사람의 인생과 지역사회의 흐름을 바꾼다. 따라서 중소·중견기업의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경영학이 아니라, 삶의 태도이자 사고방식으로서의 ‘경영마인드’이다. 그중에서도 시대를 막론하고 통하는 세 가지 "변화 대응력, 핵심 집중력, 사람 중심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해외의 실제 사례와 함께 돌아본다.

1. 변화 대응력 ― 세상의 속도를 따라잡는 감각

“변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이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자들이 회의실 벽에 붙여둔 말이다. 기술의 변화가 하루가 다르게 일어나고, 소비자의 마음이 매일 달라지는 시대에 경영자가 ‘어제의 성공 공식’을 붙잡는 순간, 기업은 서서히 퇴화하기 시작한다.

넷플릭스는 원래 DVD 대여업체였다. 그러나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이미 2000년대 초반 “DVD는 곧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대다수 임원들이 반대하는 가운데, ‘스트리밍 서비스’로의 전환을 단행했다. 초기에는 손실이 컸고, 기존 고객들의 이탈도 심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의 불편함이 내일의 기회다”라는 철학으로 밀어붙였다. 그 결과, 넷플릭스는 오늘날 전 세계 콘텐츠 산업의 중심이 되었다. 이 사례는 경영자에게 한 가지를 분명히 일깨워준다 — 변화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는 1990년대 중반, 석유가 가장 저렴하던 시절에 등장했다.

누구도 ‘친환경 자동차’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도요타는 “환경은 곧 산업의 방향이다”라는 믿음 아래, 10년을 내다본 연구개발을 계속했다. 그 결과, 21세기에 들어 석유위기와 기후위기가 닥치자, 도요타는 이미 ‘준비된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이 역시 변화에 ‘반응’한 것이 아니라, 변화를 ‘예측’한 결과였다. “고객이 불편해하는 그 지점이 바로 나의 다음 기회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변화를 먼저 만들어라.” “시장은 항상 나보다 반 걸음 앞서 있다.”

2. 핵심 집중력 ― ‘모든 것’을 하려는 유혹을 버려라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사업의 방향은 명확해야 한다. 많은 중소기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기술이나 품질의 문제가 아니라, ‘집중하지 못하는 경영자의 욕심’ 때문이다. “이것도 해볼까, 저것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결국 회사를 흔든다.

스티브 잡스가 1997년 애플에 복귀했을 때, 회사는 350개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그는 회의실 칠판에 그 목록을 써놓고 하나씩 지우기 시작했다. 마지막에 남은 것은 단 네 가지 — 개인용 데스크탑, 휴대용 노트북, 전문가용 데스크탑, 전문가용 노트북. 잡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더 많은 제품을 만들 필요가 없다. 오직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 단호한 ‘선택과 집중’이 오늘의 애플을 만들었다.

스웨덴의 가구기업 이케아 역시 같은 철학을 실천한다. ‘모든 사람을 위한 좋은 디자인의 가구’를 표방하면서도, 생산·유통·디자인의 모든 과정에서 ‘가정용 실용가구’로만 한정했다. 이케아는 오피스 가구나 고급 인테리어 시장으로의 확장을 수차례 제안받았지만, 경영진은 항상 이렇게 대답했다. 이 기업들은 “회사가 하는 일이 아니라, 회사가 ‘하지 않는 일’이 회사를 규정한다.” “작은 기업의 힘은 ‘집중’에서 나온다.”“모든 기회를 쫓는 것은, 결국 어떤 기회도 잡지 못하는 길이다.”라는 공통된 철학을 갖고 선택과 집중을 하였던 것이다.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10%가 아니라, 나머지 90%를 위해 존재한다.”

3. 사람 중심의 리더십 ― ‘성과’보다 ‘신뢰’를 경영하라

기술, 자본, 제품은 모방할 수 있지만, 사람은 복제할 수 없다. 기업의 진짜 경쟁력은 결국 ‘사람의 신뢰와 자부심’에서 비롯된다. 대부분의 중소·중견기업은 기술보다 인재의 이탈로 인해 흔들린다. 그래서 대표가 가져야 할 마지막 마인드는 바로 ‘사람을 경영하는 마음’이다.

하워드 슐츠는 미국 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의 냉혹함 속에서, ‘직원 복지’를 강화하는 역발상으로 스타벅스를 일으켰다. 결과적으로 스타벅스는 ‘커피’가 아닌 ‘경험’을 파는 기업이 되었다. 파트타임 직원에게까지 의료보험을 제공했고, 주식매입 기회를 열어주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고객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 직원이 행복하면, 직원이 고객을 행복하게 만든다.”

그 밖에 항공업은 전형적인 저비용 구조의 산업이지만, 사우스웨스트는 단 한 번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이 회사의 창립자 허브 켈러허는 “직원을 사랑하지 않는 기업은 고객을 사랑할 자격도 없다.”라고 말하며, 경영의 최우선 가치를 ‘신뢰’에 두었다. 그 결과, 직원들의 자발적 헌신이 기업의 효율과 이익으로 이어졌다. “사람은 비용이 아니라 자산이다.” “조직의 신뢰는 급여가 아니라 존중에서 시작된다.” “사람을 키우는 리더가 결국 회사를 키운다.”

세 가지 마인드의 교차점 ― ‘자기성찰’과 ‘지속가능성’

경영자는 매일 수많은 결정을 내리지만, 그 결정의 출발점은 언제나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이 질문을 잃는 순간, 경영은 ‘사업’이 아니라 ‘생존’으로 전락한다. 이 세 가지 마인드는 서로 분리된 개념이 아닌 세 축이 균형을 이룰 때, 기업은 단순한 ‘매출 성장’을 넘어 ‘존속하는 힘’을 갖게 된다.

‘변화’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시야를 열고,

‘집중’은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실행력을 키우며,

‘사람’은 그 과정을 지속가능하게 유지시킨다.

경영자는 결국 자기 자신을 경영하는 사람이다.

경영이란, 시장과 싸우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와 싸우는 일이다. 외부의 위기는 언제든 변하지만, 내면의 두려움과 고집을 이겨내는 순간부터 기업은 성장하기 시작한다. 변화에 눈을 뜨라.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집중하라. 모든 것을 하려는 욕심이 회사를 갉아먹는다. 사람을 믿어라. 진심으로 신뢰받는 리더는 언제나 이긴다.

“회사를 키운다는 것은 결국 나를 키우는 일이다.”

그 말처럼, 성장하는 기업은 결국 성장하는 경영자에게서 시작된다. 오늘도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모든 중소·중견기업 대표들에게 이 세 가지 경영마인드가 다시 한 번 방향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