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컴퓨팅 기술의 한계를 넘는 양자 기술이 글로벌 산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 정보 처리 속도와 보안 수준에서 획기적인 진보를 가능케 하는 양자 기술은 향후 인류 사회 전반에 걸친 대전환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양자 기술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바탕으로 한다. 기존 컴퓨터가 0과 1의 이진법을 사용하는 반면, 양자컴퓨터는 동시에 여러 상태를 나타내는 ‘큐비트(qubit)’를 활용해 연산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다. 이로 인해 수천 년이 걸릴 수학 계산도 단 몇 분 만에 처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술 상용화 경쟁도 치열하다. 미국 IBM과 구글, 중국 알리바바, 한국의 ETRI 등 세계 각국의 기업·연구소가 양자컴퓨터와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양자암호는 복호화가 사실상 불가능해, 기존 보안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의 역공을 막을 유일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양자 기술의 응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의료 분야에서는 신약 개발 속도가 대폭 단축될 수 있고, 금융 분야에서는 포트폴리오 분석과 위험 예측의 정밀도가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 모델링, 물류 최적화, AI 고도화 등에도 양자 기술은 핵심 기반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기술 발전이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일부 국가와 대기업이 양자 기술을 독점할 경우 정보 보안과 경제적 영향력 면에서 극심한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기술 공유 원칙과 윤리적 기준 마련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양자 기술이 기존의 디지털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금은 양자 기술의 도입기지만, 향후 10~20년 내에 일상생활 속에서 그 파급력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양자 시대의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 이를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느냐가 각국과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