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Physical AI) 스타트업 리얼월드(RLWRLD)가 제조·물류 현장의 실데이터를 앞세워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RFM) 시장 선점에 나섰다. 생성형 AI 열풍이 ‘말하고 보는 모델’에서 ‘행동하는 모델’로 이동하는 가운데, 리얼월드는 산업 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로봇 지능을 목표로 내세운다.
리얼월드는 2024년 7월 설립된 한국 스타트업으로, 산업용 로봇을 위한 피지컬 AI 모델 개발을 핵심 사업으로 삼는다. 대표는 류중희로 알려졌다. 더브이씨 회사는 로봇이 실제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손을 활용해 정교하게 조작하도록 돕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시장 관심을 키운 건 자금과 파트너 구성이었다. 리얼월드는 2025년 4월 210억원 규모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국내외 매체들이 전했다. 투자에는 LG전자, SK텔레콤, 일본 KDDI 등 한·일 기업과 벤처캐피탈이 참여한 것으로 보도됐다. 벤처스퀘어+2PR Newswire+2 더벨은 2025년 7월 보도에서 리얼월드가 후속으로 약 500억원 규모 신규 펀딩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얼월드의 전략은 ‘현장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직접 구축하는 데 맞춰져 있다. 한국타임스는 류중희 대표가 AWS re:Invent 2025에서 피지컬 AI 기반 로봇이 한·일 제조업의 인력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고, SK텔레콤·LG전자·CJ물류·KDDI 등과 협력해 산업 데이터를 수집한다고 전했다. Korea Times EBN은 작업자가 웨어러블 센서를 착용해 작업하면 ‘4D+ 모션 캡처’로 기록해 로봇 학습용 데이터로 전환하는 방식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피지컬 AI는 ‘데이터를 모으는 것’만으로 성패가 갈리기 어렵다. 첫째는 실증이다. 모델 성능이 현장 작업의 안전·속도·정밀도·고장률을 얼마나 개선했는지, 어떤 조건에서 실패하는지 수치로 입증해야 한다. 둘째는 안전과 책임이다. 로봇이 힘을 쓰는 순간 사고 위험이 커진다. 해외에서도 범용 로봇 모델 경쟁이 붙었지만, 안전장치와 실제 배치의 난도가 리스크로 지적된다. Reuters 셋째는 데이터 거버넌스다. 작업자 동작·공정 정보가 결합된 데이터는 개인정보·영업비밀과 맞닿는다. ‘데이터 혈맹’이 확장될수록 권리, 보안, 사용 범위를 계약과 제도로 촘촘히 관리해야 한다.
리얼월드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면 선택지가 분명해진다. 폐쇄형 파트너 데이터에만 기대기보다, 성능 평가 기준(벤치마크)과 안전 시험 프로토콜을 외부에 공개해 신뢰를 쌓는 방식이 필요하다. 정부와 업계도 손을 놓으면 안 된다. 현장 실증을 돕는 규제 샌드박스, 로봇 안전 인증 고도화, 노동 전환(재교육·직무 재설계)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마련해야 피지컬 AI가 ‘인력난 해법’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