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석교수

갑상선암도 방치하면 위험한 암이 됩니다.

갑상선암을 둘러싼 소문은 대부분 희망적이다. 착한 암이라고 불리고 진행이 느린 암으로 꼽힌다. 꼭 수술을 안 해도 되는 암이라고도 하며 ‘갑상선암은 암도 아니다.’라는 말도 있다. 갑상선암 수술을 2만 번 넘게 해 온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장항석 교수가 수술실에서 본 갑상선암은 우리가 흔히 들었던 말과 꽤 거리가 있다.

장항석 교수는 “갑상선암을 둘러싼 긍정적인 말들이 오히려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한다. 장항석 교수는 잘못된 정보에 갇혀 궁지에 몰리는 환자를 위해 인터넷 카페를 만들고, 유튜브 채널도 개설했다. 지난 8월에는 <갑상선 브로스>라는 책도 냈다.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데 진심인 난치성 갑상선암 수술의 권위자, 장항석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병만 잘 고치면 명의(名醫)로 불리던 시절은 지났다. 요즘은 ‘소통’이라는 덕목까지 갖춰야 명의로 통한다. 인터넷 검색으로 손쉽게 방대한 정보를 접한 환자는 납득할 수 있는 치료와 신뢰할 수 있는 치료를 의사에게 요구하고 있다.

장항석 교수는 실력과 소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의사다. 갑상선암 수술의 대가인 박정수 교수(일산차병원)에게 수술을 배웠다. 주요 전공은 두경부외과학, 내분비외과학이지만 흉부외과, 혈관외과에서 일한 적이 있다. 위암, 유방암 수술 등을 집도하기도 했다.

그 결과 장항석 교수는 현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개흉수술을 통해 고난도의 갑상선암을 수술할 수 있는 외과 의사다. 가슴을 열어 식도를 절제하고 기도, 식도 등 주위 기관으로 광범위하게 침범한 진행성, 난치성 갑상선암을 수술한다. 치료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재는 간단한 갑상선암 수술은 하지 않고 수술이 시급한 난치성 갑상선암 환자 위주로 수술하고 있다.

갑상선암은 다른 암과 달리 치료를 해야 한다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착한 암, 진행 속도가 느려서 수술할 필요가 없는 암 등과 같은 인식 때문이다.

장항석 교수는 “갑상선암은 암도 아니라는 말을 쉽게 하는데 갑상선암도 분명한 암”이라며 “암이 천천히 자란다는 것을 성장이 멈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백번 양보해 갑상선암이 다른 암에 비해 착한 암이라고 할지라도 시간이 점점 지나면 최악의 암인 미분화암까지 갈 수 있다.

조기에 발견했으나 수술하지 않고 방치하는 바람에 난치성암으로 바뀐 경우가 흔하다. 예전에 비해 심각한 상태로 수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장항석 교수는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갑상선암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는 것은 수술을 못 하는 상황일 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70대 이상이라면 지켜볼 수도 있지만 나이가 젊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암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므로 수술을 권장한다.

출처 : 건강다이제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