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성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대표

2025년 10월 29일,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한국의 독립발전사업자(IPP)인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에 대한 지분을 대폭 확대하며 재생에너지 사업 강화에 나섰다. 이번 투자는 한국 태양광 시장과 에너지전환 흐름에 대한 블랙록의 전략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는 현재 한국 내 태양광 발전소 300여 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RE100(재생에너지 100 % 사용) 기업과의 전력공급계약(PPA) 체결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블랙록은 2024년 7월, 약 1천억 원(미화 약 7천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BEP에 추가 투입하며 지분 과반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는 이 자금을 태양광 포트폴리오를 1 GW 이상으로 확대하고,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및 전기차 충전 인프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블랙록 측은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BEP의 사업 모델과 팀에 대한 신뢰가 이번 투자의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자금 투입을 넘어 재생에너지 가치사슬 확대라는 측면에서도 의미 있다. 태양광 발전만으로 끝나지 않고, 저장·충전 인프라까지 수직적으로 사업을 확장함으로써 전력 수요처 및 활용 모델을 다양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BEP의 최고경영자 김희성 브라이언(Heeseong Brian Kim)은 “블랙록의 자본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태양광·ESS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대규모 외국 자본의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 진입에는 몇 가지 주의점도 있다.
첫째, 지분 과반 확보로 인해 경영과 사업 방향이 외국 자본에 크게 의존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태양광 중심의 사업 확장이 저장장치·충전 인프라까지 원활히 이어지기 위해선 제도·인프라 측면의 현실적 장벽이 여전히 존재한다. 셋째, 재생에너지 확대가 국민 전기요금·전력계통 안정성과 어떻게 균형을 이룰지에 대한 정책적 고민도 병행돼야 한다.

이에 대해 블랙록·BEP 양측은 다음과 같은 대응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의 장기 PPA 계약을 통해 수요 기반을 확보하고 사업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전략

-ESS·EV충전 등 부가서비스 사업을 통해 단순 발전 수익에서 벗어난 수익모델을 마련하겠다는 계획

-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과 연계해 인허가·그리드 접속 등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번 블랙록의 투자 확대는 한국 재생에너지 산업에 있어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시그널로 볼 수 있다. 발전 중심에서 저장·활용 중심으로 이동하는 에너지 시장 변화 속에서 외국 자본과 국내 기업의 협업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국내 기업들은 단순 설비 확대뿐 아니라 사업모델 전환, 수요처 확보, 생태계 구축이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과제를 실질적 성과로 연결시키는 것이 BEP에게 주어진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