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곧 전체 인구의 40%를 노인층이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호텔업계가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실버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의료·웰니스 서비스 결합 리조트로 사업을 확대하며 새로운 시장 창출에 나섰다.
통계청은 2067년경 국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최고 46.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현재도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20%를 상회하며, 한국은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해 있다.
이 같은 인구 구조 변화는 호텔업계에는 위기이자 기회다. 전통적 숙박 서비스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긴 호흡의 시니어 레지던스와 웰니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롯데호텔은 2022년 시니어 브랜드 'VL(Vitality & Liberty)'을 론칭했고, 서울 마곡·부산 기장에 프리미엄 단지를 열며 시장 선점을 꾀하고 있다. ‘VL 르웨스트’ 전용면적 97㎡ 기준 보증금 10억 원, 월 임대료는 200만 원대에 이르며, 호텔식 서비스와 의료·레저 시설을 결합해 고급화를 지향한다.
호텔신라는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노인주거·여가복지시설 설치·운영’을 추가해 실버 레지던스 진입 기반을 마련했다. 조선호텔·파르나스호텔·대명소노그룹도 시니어 전용 주택·리조트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사업 확장에 나섰다.
국내 실버산업 시장은 2020년 72조 원에서 2030년 168조 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주거·의료·레저·요양을 통합하는 복합 실버 단지는 고령층의 자산과 건강 중심 수요를 충족하며 신규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시니어 하우징과 요양케어가 결합된 모델이 디지털 전환과 함께 민간 주도 성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호텔업계의 실버사업 진출은 기존 숙박업의 계절성과 경기 민감성을 분산하고, 안정형 장기 수익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전략적 대응이다. 한 전문가는 “초고령층이 늘면서 시니어 레지던스는 고소득층의 장기 주거 수요를 포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료와 여가를 결합한 복합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