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가 마이크로LED 기반 광인터커넥트 기술에 본격 투자하면서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 전반에 새로운 파장이 예상된다.
TSMC는 최근 미국 스타트업 아비세나(Avicena)와 기존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인 '광학 연결 기술'을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기술은 지금까지 주로 사용되던 레이저 방식 대신 더 단순하고 저렴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어 앞으로 기존 기술을 대신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언어모델 등 고성능 AI 연산을 위한 GPU 클러스터 연결 수요가 폭증하면서 낮은 지연 시간과 높은 대역폭을 동시에 만족하는 새로운 연결 기술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광인터커넥트는 고비용, 복잡성, 낮은 신뢰성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왔다. TSMC가 투자한 아비세나의 기술은 이 문제를 마이크로 LED와 이미징 광섬유 방식으로 해결하며 레이저 없이도 고속·저전력 데이터 전송을 가능케 한다.
TSMC의 선택은 단순한 기술 채택이 아닌 업계의 흐름을 바꾸는 중대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실리콘 포토닉스를 중심으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레이저 기반 개발 경쟁에 제동이 걸릴 수 있으며 반도체 패키징·디자인·데이터센터 아키텍처를 포함한 광범위한 영역에 파급력이 예상된다.
특히 아비세나의 라이트번들(LightBundle) 기술은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 기존 산업 기반 부품을 활용해 대량 생산이 쉽고 구리 배선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전송속도(최대 3Tb/s)와 낮은 소비전력(pJ/bit 이하)을 입증했다. 이는 AI 가속기, 메모리, 스토리지 간 연결 구조에 전반적인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
TSMC 루카스 차이 부사장은 "기판에 최대한 가까운 광 연결이 필요하다"며 "마이크로LED 기반 인터커넥트는 기존 접근법과 다르지만, 오히려 단거리 고성능 통신에 최적화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로 인해 기존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에 의존해온 네트워크 장비업체, GPU 제조사, 데이터센터 설계 기업들은 대체 기술 도입을 검토해야 하는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저비용·고신뢰성 광인터커넥트 상용화를 계기로 AI 인프라 구축의 진입장벽은 낮아지고, 중소형 데이터센터 사업자에게도 기회가 열릴 수 있다. TSMC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기술투자를 넘어 AI 시대 반도체 생태계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 구도를 재편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출처 : 조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