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의 성능 경쟁이 ‘발열 경쟁’으로 바뀌면서, 반도체 냉각 솔루션 스타트업 엠에이치에스(MHS)가 마이크로 수랭 기술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랭 중심이던 서버 냉각이 수냉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엠에이치에스는 자체 기술 ‘MACS(Micro Aqua Cooling System)’를 기반으로 고발열 칩 대응을 내세운다.
엠에이치에스는 열관리(thermal management) 기업으로, 반도체·서버 등 고발열 기기용 맞춤형 냉각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소개한다. 회사는 열·유동 해석 역량을 바탕으로 설계 데이터를 제공하는 ‘솔루션 플랫폼’을 강조해 왔다.
핵심 제품군으로 내세운 MACS는 마이크로채널 기반의 박판형 수랭 구조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물이 흐르는 경로를 다수로 분기해 열저항을 낮추고 열교환 면적을 키우는 방식으로, 반도체 위에 부착하는 콜드플레이트 등에 적용할 수 있다. 공랭이 대응 가능한 발열량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들어, 수랭이 1kW 이상 고발열 환경에 유리하다는 논리도 편다.
사업 확장 행보도 이어간다. 엠에이치에스는 이달 5일 AI 반도체 스타트업 하이퍼엑셀과 공동 기술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하이퍼엑셀의 AI 반도체 설계와 엠에이치에스의 수랭 냉각 기술을 결합해 발열 구조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자금 조달도 잇따랐다. 올해 8월 시리즈A로 50억원을 유치한 데 이어, 11월에는 타임웍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억원 규모 시리즈A 브릿지 투자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누적 투자유치액은 70억원으로 제시됐다. 회사는 투자금을 양산 체계 구축과 시장 확대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기술의 가능성’과 ‘시장 채택’ 사이 간극은 작지 않다. 수랭은 냉각 효율이 높지만, 데이터센터 관점에선 설치·운영 비용, 공간, 내구성, 유지보수 부담이 함께 따라붙는다. 엠에이치에스가 지적했듯 액체 냉각은 초기 투자비가 크고 부피·내구성 이슈가 거론돼 왔다. 결국 관건은 성능 지표만이 아니라 총소유비용(TCO)과 신뢰성 데이터로 납득시키는 일이다.
시장 신뢰를 빠르게 확보하려면 대안도 분명하다. 첫째, 누수·부식·장기 운용 등 ‘현장 고장 모드’를 전제로 한 신뢰성 시험 결과를 외부가 검증 가능한 형태로 공개해야 한다. 둘째, 특정 칩·특정 보드에 그치지 않도록 표준 인터페이스와 모듈 생태계에 맞춘 호환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냉각 솔루션 단품 판매보다 설치·모니터링·A/S까지 묶은 운영 패키지를 제시해야 데이터센터의 도입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AI 칩이 뜨거워질수록 냉각도 ‘부품’이 아니라 ‘인프라’가 된다. 엠에이치에스가 넘어야 할 다음 단계는, 그 인프라로서의 책임을 숫자와 데이터로 증명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