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움 알 하울 담수발전 프로젝트 현장 사진

사업 전개가 녹록지 않은 국내 상황에 건설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로 분양과 신규 수주가 사실상 중단된 데다, 중대재해 이슈로 안전을 중시하는 정책 기조까지 겹치면서 진행 중인 공사도 지연되는 등 사업 여건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이 규제가 덜하고 수익성이 높은 해외 현장으로 발길을 옮기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3분기 누적 해외 수주액이 8조22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9633억원)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아랍에미리트 알 다프라 가스화력발전소, 호주 나와레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 카타르 듀칸 태양광 및 탄소 압축·이송 설비 공사 등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며 중동과 오세아니아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다.

현대건설도 올해 3분기까지 해외 수주액이 5조9544억원으로, 지난해(6조440억원)에 근접했다. 현대건설은 특히 지난 3분기에는 이라크 초대형 해수처리시설 프로젝트(약 4조2000억원 규모)를 수주하며 원전·플랜트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6월 태국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건설사업(1조5000억원 규모)을 수주하며 플랜트 분야에서 존재감을 확대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동남아와 중남미 지역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시장 다변화·공종 다각화를 위해 신규 사업 발굴에도 주력하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수주액이 1조4819억원이다. 유럽 시장에서 신사업 성과를 내고 있다. 2020년 인수한 폴란드 목조 모듈러주택 전문업체 '단우드'의 영업이익이 인수 당시 275억원에서 지난해 318억원으로 16% 증가하며, 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대우건설은 해외 시장에서 가장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 3분기 누적 수주액은 1조810억원으로, 지난해(267억원)보다 40배 이상 급증했다. 나이지리아·이라크·베트남 등 기존 거점국의 신뢰를 기반으로 신규 수주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는 투르크메니스탄 시장에도 첫 진출했다. 원자력·LNG 액화플랜트·가스정제시설 등 플랜트 분야의 기술력과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사업의 성공 경험을 앞세워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3분기 누적 수주액이 1조4672억원을 기록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동남아, 유럽 등 기존 진출 국가에서 원활한 사업 진행을 통한 수익성 확보를 꾀하고 있으며 LNG,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에너지 분야 사업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428억8579만달러로 10년 만에 최대치다. 체코 원전 사업을 비롯한 대형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며 유럽 수주 규모가 급격히 확대된 영향이다. 연내 71억 달러만 수주하면 5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최대 실적을 내게 된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해외 수주가 늘어난 것은 우리 건설업계가 원전과 플랜트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쌓아온 결과"라며 "다만 지정학적 위험, 환율 변동, 현지 인력난과 자재비 상승 등 불확실한 요인이 여전히 많아 수주 대상을 신중히 고르고 사업성을 철저히 검토하는 한편 현지화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주택시장의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건설업계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해외시장 의존도 확대 추세는 중단기적으로 계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출처 디지털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