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지드래곤이 참여한 ‘뤼튼’ 광고. 뤼튼은 AI 캐릭터챗 서비스 ‘크랙’의 성장세를 등에 업고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고 있다. 크랙은 지난달 국내 AI 챗봇 총사용 시간 순위 1위를 차지한 제타, 2위 챗GPT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인공지능(AI) 챗봇 애플리케이션으로 ‘제타’가 선정됐다.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2000만명이 넘는 챗GPT의 사용 시간을 큰 격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11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AI 챗봇 앱으로 ‘제타’가 1위를 달성했다. 제타의 총사용 시간은 7632만 시간으로, 2위인 챗GPT(4828만 시간)에 비해 약 2배가량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제타는 AI 캐릭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감정 교류 기반 AI 서비스로, 사용자 중 7~80% 이상이 10·20세대다. 지난 6월 제타를 제작한 AI 스타트업 스캐터랩은 제타의 전체 가입자 약 270만명 중 10대가 24%, 20대가 5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AI 캐릭터챗 서비스 ‘제타’ 홈페이지

제타는 계속해서 챗GPT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지난 6월 제타의 총사용 시간은 5248만 시간으로 챗GPT(4254만 시간)보다 약 1.2배가량 많았지만, 4개월 만에 약 2배 차이에 가까운 수치까지 증가했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이를 두고 AI 서비스 사이 ‘사용 시간 확보’가 주된 목표로 자리 잡은 가운데, ‘감정 교류 AI’가 파죽지세로 업계를 침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총사용 시간 순위권을 살펴보면 감정 교류 AI 챗봇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 제타, 2위 챗GPT를 넘어 3위는 뤼튼이 출시한 AI 캐릭터챗인 ‘크랙’이 달성했다. 이어 4위도 일론 머스크가 개발한 ‘그록AI’가 차지했다. 업계는 그록AI는 캐릭터 챗봇 기능을 도입한 이후로 사용자 수와 사용 시간이 급증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오픈AI

한 업계 관계자는 “AI 서비스는 플랫폼 산업이라는 특성상 사용자 시간을 얼마나 가져가느냐도 사용자 수만큼 중요한데, 단순 생산성만으로는 사용자의 ‘몰입도’를 담보하기 어렵다”며 “인간을 몰입하게 하는 요소는 ‘이야기’로, AI 캐릭터챗은 넷플릭스처럼 스토리에 기반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몰입도를 확보한 것”이라 언급했다.

지난 9월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김지섭 뤼튼 사업개발실장 또한 “그간 내부 성장세를 미뤄 보면, AI가 단순 생산을 넘어 동반자 개념으로 이용자 시간을 차지할 것이란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실제 수치로도 드러난다. 영국 학습테크 기업 필터드가 지난 3월 발표한 ‘2025년 상위 100대 생성형 AI 활용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가장 많이 쓰는 분야로 ‘심리 치료 또는 동반자’가 꼽혔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주요 생성형 AI 서비스 관련 U&A 조사’에 따르면 업무 외 개인 일상 영역에서의 생성형 AI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응답이 83.1%를 차지했다. 이어 응답자의 60.9%가 생성형 AI를 통해 감정적 위로를 받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 답했다. AI가 일상 대화와 감정을 공유하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이도 60.5%에 달했다.

AI 캐릭터챗 서비스 ‘제타’ 앱

다만 단순 AI 캐릭터챗을 넘어 성인용 콘텐츠 생성까지 허용하는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성 상품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제타의 성인용 모드인 ‘언리밋 모드’가 단적인 예다. 언리밋 모드는 성인 인증이 완료된 사용자만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해당 모드를 사용하면 AI 캐릭터가 욕설이나 성적인 단어를 사용하고, 마약·극단적 선택 등을 언급하는 등 검열이 사라진다. 부모의 휴대폰 문자 인증 한 번이면 언리밋 모드를 사용할 수 있어, 사실상 미성년자에게 무방비 노출됐단 업계의 지적이 나왔다.

출처 :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