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가 연말 대규모 감원을 진행하면서 중국 IT 업계의 AI 중심 인력 재편이 가시화되고 있다. 검색 광고 사업 위축과 AI 도구 도입에 따른 업무 효율화가 맞물리면서 기존 인력 구조를 유지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1일(현지시간)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 보도에 따르면 바이두는 복수의 사업 부문에서 인력 조정을 시작했으며 특정 조직은 직원의 3분의 1 가량을 줄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 측은 근속 기간에 따른 법정 보상금에 3개월분 이상의 급여를 더한 패키지를 제안하며 합의 퇴사 방식을 택했다. 중국 노동법이 일방적 해고를 엄격히 통제하는 만큼 대형 IT 기업들은 후한 보상으로 직원 동의를 구하는 방식으로 인원을 줄여왔다.
이번 구조조정은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전통적인 검색·광고 부문에서 인력 감축이 두드러진 반면 AI 서비스와 자율주행 등 신사업 조직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었다. 바이두는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 어니(ERNIE) 조직을 최근 전면 개편하며 기초모델팀과 응용모델팀을 분리 신설하고 CEO 직할 구조로 전환했다.
AI 기술의 내재화가 인력 수요 감소로 직결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두는 개발자들에게 코드 자동 생성 시스템을 보급해 생산성을 끌어올렸고, 일반 직군에도 문서 작성과 데이터 분석을 처리하는 생성형 AI를 배치했다. 이에 따라 다수 인력이 투입되던 업무들이 표준화·자동화되면서 필요 인원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주력 사업의 수익성 악화도 감원을 부추겼다. 검색 광고 매출은 5분기째 감소세를 이어갔으며 최근 2개 분기 감소율은 15%를 상회했다. 이에 대응해 바이두는 AI 클라우드 서비스와 자체 설계 AI 반도체 '쿤룬신'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으며, AI 관련 매출은 10% 이상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이번 움직임은 중국 IT 대기업들이 AI 전환기에 인력 구조를 본격 손질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생성형 AI가 단순 실험 단계를 넘어 조직 운영 방식을 바꾸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경쟁사들도 유사한 구조조정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출처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