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발표 기자회견에서, 존 해슬러(John Hassler) 노벨경제학상위원회 위원장, 한스 엘레그렌(Hans Ellegren) 스웨덴 왕립과학원 사무총장, 그리고 커스틴 엔플로(Kerstin Enflo) 위원이 (왼쪽부터) 202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엘 모키어(Joel Mokyr), 필리프 아지옹(Philippe Aghion), 피터 하윗(Peter Howitt)의 초상화가 걸린 화면 앞에 앉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창조적 파괴를 통한 경제 성장과 신기술을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규명한 ‘슘페터의 후예들'에게 돌아갔다. 창조적 파괴를 자본주의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설명한 조지프 슘페터의 이론을 숫자로 규명하고, 확장한 학자들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3일 조엘 모키어(79)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필리프 아기옹(69)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 피터 하윗(79) 미국 브라운대 명예교수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선정 이유에 대해 “새로운 기술이 지속적인 성장을 어떻게 이끌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했다.

프랑스 출신 아기옹 교수와 캐나다 출신 하윗 교수는 ‘신성장이론(New Growth Theory)’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다. 두 사람은 1992년 ‘창조적 파괴’ 성장 모형을 함께 제시했다. 창조적 파괴 성장 모형은 새로운 혁신이 낡은 기술과 기업을 대체하는 과정을 통해 경제가 끊임없이 재편되고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론이다. 이들은 기업들이 생산 공정을 개선하고 더 나은 품질의 신제품을 위해 투자하는 방식, 기존 최상위 제품 보유 기업들이 경쟁에서 밀려나는 과정을 수학적으로 규명했다.

네덜란드 출신인 모키어 교수는 기술 진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전제 조건을 파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

존 하슬러 노벨위원회 경제학상 심사위원장은 “이번 수상자들의 연구는 경제 성장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창조적 파괴의 메커니즘을 유지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다시 정체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은 각각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 경제가 당면한 구조적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냐는 질문에 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저출산을 공통된 우려로 꼽았다. 모키어 교수는 "저출산이야말로 한국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정체 요인 중 하나"라며 "한국은 무엇보다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윗 교수도 "고령화는 혁신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학계, 연구 협력, 기술 교류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경 간 아이디어 흐름을 활발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수출의존형 경제인 한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도 진단했다. 하윗 교수는 "무역은 기술 이전의 핵심 경로인 만큼 수출 지향 국가가 미국처럼 교역을 제한하는 상대를 만날 경우 새로운 무역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며 "국제무역을 통해 신기술 정보를 습득하고 적용하는 능력을 유지해야 경제 성장이 지속된다"고 조언했다.

모키어 교수도 "한국은 자신보다 훨씬 큰 나라(중국) 옆에 있다는 점에서 언제나 쉽지 않다"며 "조언한다면 항상 개방적인 자세를 유지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한경비즈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