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는"플라잉택시"


2025년 5월 28일, 영국 브리스톨에 본사를 둔 항공 스타트업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Vertical Aerospace)가 개발한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VX4가 코츠월드 상공에서 유럽 최초로 공개된 일반 공역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날 비행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의 현실화를 향한 중대한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VX4는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을 태울 수 있는 전기 구동 항공기로, 최고 시속 150마일(약 241km), 최대 비행거리 100마일(약 160km)을 자랑한다.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며, 고정익을 활용해 비행 중에는 효율적인 순항이 가능하다. 이날 비행은 영국 민간항공청(CAA)의 승인을 받아 코츠월드 공항에서 이륙해 인근 지역을 순항한 뒤 안전하게 착륙했다.

비행을 담당한 수석 시험 조종사 사이먼 데이비스(Simon Davies)는 “이번 비행은 그동안의 지상 테스트와 준비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이었다”며 “VX4는 조종이 간편하고 반응이 뛰어나며, 조종석 내부의 소음도 매우 낮아 비행이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는 2016년 스티븐 피츠패트릭(Stephen Fitzpatrick)이 설립한 기업으로, VX4 개발을 위해 롤스로이스, 허니웰, 포뮬러1 팀 등과 협력해 첨단 기술을 접목했다. 현재까지 아메리칸 항공, 버진 애틀랜틱, 일본항공 등으로부터 총 1,500대 이상의 선주문을 확보한 상태다.

영국 정부는 2028년까지 플라잉 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2,000만 파운드(약 340억 원)를 투자해 민간항공청과 교통부 산하 규제혁신사무소를 통해 관련 규제 개선과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마이크 케인(Mike Kane) 항공부 장관은 “이번 비행은 영국이 미래 항공 기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도심과 공항 간 연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VX4는 기존 헬리콥터보다 소음이 적고 유지비용이 낮아 도심 내 운항에 적합하며,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리버풀에서 리즈까지의 이동 시간이 기존 1시간 이상에서 26분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비행은 VX4의 첫 번째 공개 비행으로, 향후에는 수직 이착륙과 순항 간 전환 비행 등 다양한 테스트가 예정되어 있다.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는 2026년까지 상용화를 위한 인증을 완료하고, 2028년부터 본격적인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편, VX4 개발에는 미국 투자사 머드릭 캐피털(Mudrick Capital)로부터 7,000만 파운드(약 1,190억 원)의 투자 유치가 있었으며, 이는 향후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번 성공적인 비행을 통해 영국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 유럽을 선도하는 위치를 확보하게 되었으며, 향후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규제 개선을 통해 플라잉 택시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