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MSD 키트루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를 병용하면 표준치료를 바꿀 만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키트루다 면역항암 효과와 ADC 신약 병용 조합을 통해 세상을 바꿀 만한 치료 전략을 구상하는 이유이다.

29일 길리어드 트로델비(사시투주맙 고비테칸), 화이자·아스텔라스 파드셉(엔포투납 베도틴)은 MSD PD-L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조합으로 기존 표준치료를 교체하기 위한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길리어드의 ADC 신약 트로델비는 TOPR-2 단백질을 표적하는 기전으로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mTNBC)에서 처음으로 기존 1차 표준치료인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 대비 임상적 개선을 입증하며 향후 성공 가능성에 청신호를 켰다.

전이성 요로상피암(mUC)에서는 화이자·아스텔라스 파드셉(엔포투맙 베도틴)이 키트루다와 병용으로 1차 표준치료에서 3년 이상의 장기 생존 혜택을 입증하며 가치를 입증했다.

최근 길리어드는 업계 이목을 끈 임상 결과를 밝혔다. 2차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생존율을 개선한 트로델비와 키트루다를 병용하면 1차 치료에서도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데이터였다.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1차 치료에서 ADC 신약과 면역항암제를 병용해 최초로 효과를 입증한 3상 연구이다.

이 연구는 ASCENT-04/KEYNOTE-D19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글로벌, 오픈라벨, 무작위 배정 3상 임상시험으로 이전에 치료받은 경험이 없는 PD-L1 발현 10점 이상(CPS ≥10) 수술 불가능하며 전이성 상태의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433명을 등록했다.

기존 1차 표준치료는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인데 키트루다+ADC 표적 치료제가 대체할 수 있음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를 위해 임상은 트로델비+키트루다 병용군과 항암화학요법(젬시타빈+카보플라틴 병용, 파클리탁셀 또는 나브-파클리탁셀)+키트루다 3제 병용군에서 효과를 비교 평가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 트로델비

1차 평가변수는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설정했으며, 2차 평가변수로 전체생존기간(OS), 객관적반응률(ORR), 반응지속기간(DOR), 안전성 등을 설정했다. 특히 임상에서 항암화학요법군에 배정된 환자는 질환 진행 시 트로델비+키트루다로 교체 투여를 허용했다.

임상에서 환자는 트로델비+키트루다 병용과 항암화학요법+키트루다 병용군에 1:1 비율로 무작위 배정됐다. 이때 트로델비10mg과 키트루다200mg을 21일 주기(3주간)로 투약했으며, 트로델비는 각 주기별 1일차와 8일차에, 키트루다는 1일 차에만 정맥 주사 투여했다.

길리어드는 "키트루다와 파드셉을 병용한 결과 기존 표준치료인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유의미하게 개선했다"고 밝혔다. 아직 자세한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한 것이다.

수술 불가능한 PD-L1 양성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는 치료 옵션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처음으로 ADC+키트루다 병용 3상 연구를 통해 1차 치료 전략을 제공하면서 후속 옵션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15%를 차지하는 삼중음성유방암은 매우 공격적으로 치료가 쉽지 않다. 평균 전이성 재발 기간은 2.6년으로 다른 유방암은 평균 5년 이상 생존하는 것과 비교해 재발과 전이 위험이 특히 높다.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5년 생존율은 12%로 매우 낮으며, 다른 전이성 유방암이 28%인 것과 차이가 크다. 우리나라에서도 40~50대에서 많이 진단되고 있어 사회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다.

그러나 1차 치료에 사용 가능한 치료제 자체가 매우 부족하다. 혁신신약이 개발되고 있으나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은 딱히 해결책이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존 1차 표준치료를 받은 이후 재발한 환자는 이후 사용 가능한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없었다.

길리어드는 키트루다와 트로델비 병용요법의 자세한 데이터를 차후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해당 데이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키트루다+트로델비 임상 결과가 업계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2차 평가변수인 전체생존기간(OS)은 1차 평가변수인 PFS 분석 시점에서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 길리어드는 계소 추적해 전체 생존 혜택을 확인할 계획이다.

트로델비는 TROP-2 단백질을 표적하는 첫 번째 ADC 신약으로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2차 이상, HR+/HER2- 전이성 유방암(mBC)에 생존율 데이터를 입증한 상태이다.

미국 NCCN 가이드라인은 전이성 삼중음성과 HR+/HER2- 전이성 유방암에서 트로델비를 카테고리1로 우선 권고하고 있다. 유방암 치료에서 신뢰받고 있다는 의미이다. 유럽종양학회(ESMO) 임상적 이점 평가(MCBS)에서도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은 최고점인 5점, HR+/HER2- 전이성 유방암은 4점을 받았다.

길리어드는 트로델비를 통한 미충족 수요를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ASCENT-03(PD-L1 여부와 상관 없는 1차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ASCENT-05(초기 삼중음성유방암), ASCENT-07(HR+/HER-2 전이성 유방암) 등을 진행 중이다.

▶전이성 요로상피암 표준치료 굳히기, 부작용 관리는 부담

화이자·아스텔라스는 전이성 요로상피암(방광암) 1차 치료에서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을 통해 표준치료 굳히기에 들어갔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 파드셉

3상 연구인 EV-302(MSD KEYNOTE-A39)로 불리는 연구를 통해 기존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젬시타빈+시스플라틴 또는 젬시타빈+카보플라틴)을 대체해 파드셉+키트루다를 1차부터 병용하면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을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다는 데이터를 확보하면서다.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에서 장기 효과를 확인한 것이다.

화이자·아스텔라스는 기존 EV-302 연구를 12개월 연장 추적(중앙값 29.1개월)한 결과, 파드셉과 키트루다를 병용하면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33.8개월로 기존 항암화학요법의 15.9개월과 비교해 사망 위험을 무려 49%(HR: 0.51)나 줄일 수 있었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파드셉+키트루다 병용군 12.5개월(HR: 0.48), 항암화학요법군 6.3개월이었다.

객관적반응률(ORR) 또한 67.5%로 완전관해(30.4%)을 비롯해 반응지속기간(23.3개월)로 항암화학요법의 객관적반응률(44.2%), 완전반응(14.5%), 반응지속기간(7개월)을 모두 넘어섰다.

2년 생존율에서도 큰 차이가 있었다. 파드셉+키트루다 병용군은 60.1%, 항암화학요법 35.4%를 보였고, 완전관해를 2년 유지한 비율도 74%와 43%로 격차가 있었다.

파드셉을 키트루다와 함께 사용할 경우를 전제 조건으로 기존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했을 때 보다 기존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을 두 배 이상 개선할 수 있는 훌륭한 데이터를 확보한 것이다.

다만,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은 안전성 면에서 적지 않은 부담을 준다는 사실도 나타났다. 병용 투약군의 절반 이상에서 심각한 이상반응(SAEs)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35%의 환자가 치료를 중단해야 했다. 심각한 이상반응은 발진(6%), 급성 신손상(5%), 폐렴(2.3%) 등이었다.

국내 항암 치료 전문가들은 "항암 치료제 안전성을 평가할 때 치료 중단율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인 것이다.

이 외에도 이상반응 발생을 보면, 3등급 이상 피부 부작용이 15.5%에서 생겼고 말초신경병증(6.8%), 고혈당(6.1%) 등이 있었다. 파드셉+키트루다 병용 1차 치료 시 부작용 관리를 의료진이 신경써야 할 점이다.

파드셉+키트루다 병용 시 전체생존기간 개선 등 임상적 효능도 중요하지만 부작용 관리도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 EV302 데이터에서 나타났다. 중증 신경병증, 고혈당, 심각한 피부질환이 있는 경우 치료가 제한적인 셈이다.

출처 : 팜뉴스(https://www.phar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