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정과 많은 연락처의 전화번호를 함께 저장하려고 PDA를 사용하기 시작한 지 2년이 조금 넘었다. 뒷주머니에는 휴대폰을,안주머니에는 PDA를 동시에 넣고 다니다가 지금은 휴대폰과 PDA 기능이 함께 있는 PDA폰을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 얇은 휴대폰 모델을 보니까,두껍고 투박한 PDA폰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는데 때마침 DMB 방송 때문에 단말기 보조금 지급 행사가 시작된다니 유혹은 점점 더 커진다. 휴대폰 단말기 구입시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행사는 그 단말기 판매를 늘려준다. 이는 첨단 기술 제품의 수요를 진작해주는 정책의 일환으로,해당 휴대폰 단말기의 제품경쟁력을 높여주며 장기적으로 휴대폰 단말기를 생산하는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와 같은 정부의 시장수요정책은 매우 중요하다. 글로벌 경제전쟁이 가속화되면서 세계 각국은 고부가가치형 기술혁신 기업을 많이 보유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이 많아야 나라가 부자가 되기 때문이다. 이들을 많이 만들려면 정부는 균형적인 기술혁신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균형적인 기술혁신정책이란 말 그대로 기술공급정책과 시장수요정책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기술혁신 기업 수를 늘리기 위해 취하고 있는 정책을 이 두 가지로 나눠보면 어떻게 되어 있을까? 과연 두 가지 정책이 균형을 이루고 있을까?

여기에 대한 분석을 한 연구를 찾아보지는 못했지만,15년 동안 이 분야 현장에서 일한 경험으로 보면 아마도 기술공급정책이 훨씬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는 상대적으로 책상에 앉아 쉽게 생각해낼 수 있는 정책이고,1년에 한 번 기획예산처에서 예산만 확보하면 추진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정책이 만들어진 후에는 그 효과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를 하지 않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보다는 무언가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 성과로 집계되는 현실에서는 기술공급정책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기술혁신 기업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시장수요정책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기업들이 제품을 잘 기획하고,생산능력을 키우고,마케팅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여러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 이마이 겐이치의 말대로 국가 간 시스템경쟁이 한창이다. 국가기술 혁신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각종 기술공급정책을 통합 조정하고,시장수요정책을 보다 많이 개발해서 균형을 만들려는 부단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