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6은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차량 기술·첨단 모빌리티를 전면에 내세우며 ‘기술이 현실 세계를 어떻게 바꾸는가’를 묻는 무대로 재편됐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전시장 규모를 13개 베뉴, 260만 스퀘어피트(net square feet)로 제시하며 올해 행사가 AI·로봇·디지털헬스·모빌리티를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의 경쟁이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 일정은 1월 6~9일이다. 전시 개장은 6일 오전 10시(PT)부터 시작된다. 개막에 앞서 1월 4~5일 만달레이베이에서 ‘미디어 데이’가 열렸고, 이 기간 보쉬·현대·LG전자·두산 등 기업이 기자단 대상 발표를 진행했다.

올해 CES의 프로그램 구성은 ‘AI의 확장’을 전제로 짜였다. CES 공식 콘퍼런스 프로그램은 AI를 비롯해 사이버보안, 디지털헬스, 로보틱스, 지속가능성, 제조, 에너지 미래, 웨어러블, 차량 기술·첨단 모빌리티 등으로 의제를 넓혔다.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있다. CTA는 AI와 양자(퀀텀) 기술을 다루는 새 공간 ‘CES 파운드리(CES Foundry)’를 신설하고,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겨냥한 ‘크리에이터 스페이스’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행사 앱에는 AI 챗봇, 일부 세션 번역, 명함 교환을 대체하는 QR 기반 네트워킹 기능도 넣었다.

기조연설(키노트) 라인업은 반도체와 산업 AI, 디지털 전환에 방점이 찍혔다. CES 2026 키노트에는 AMD의 리사 수 CEO, 지멘스의 롤란트 부슈 CEO, 레노버의 양위안칭 CEO, CTA의 게리 샤피로 CEO·킨지 파브리치오 사장 등이 포함됐다.

‘AI 과열’에 대한 질문도 동시에 커졌다. 엔비디아는 CES 무대에서 ‘피지컬 AI’(물리 세계에서 인식·추론·행동하는 AI)를 강조하며 새 플랫폼과 모델을 공개했다. 기술의 파급력이 커질수록 개인정보, 안전, 책임소재, 전력 소비 같은 사회적 비용이 뒤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CES 2026이 ‘혁신 전시’에 머물지 않으려면 검증의 기준이 더 엄격해져야 한다. CTA와 참가 기업은 AI 기능의 성능 지표와 한계, 학습 데이터·개인정보 처리 방식, 로봇·자율주행 관련 안전 시나리오, 에너지 사용량을 정량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 규제 당국과 표준기구는 전시장에서 쏟아지는 선언을 ‘시장 출시 전 검증’으로 연결할 수 있는 공동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새로움’이 아니라 ‘책임 있는 구현’이 CES 2026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