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당시 쓰레기 종량제 봉투 정책을 만든 심재곤 환경인포럼 대표

" 쓰레기 배출 책임은 주민들한테 있고, 그 쓰레기를 처리하는 책무는 지자체장한테 있다. 쓰레기 종량제 개혁이 만든 원칙인데, 그게 무너졌어요. "

심재곤 환경인포럼 대표는 2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수도권 직매립 금지 조치 이후 ‘쓰레기 발생지 처리 원칙’이 깨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95년에 전격 도입된 쓰레기 종량제의 설계자로 불린다. 환경처 폐기물정책과장이었던 그는 “사표를 품고 다니며 사생 결단으로 정책을 추진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쓰레기 종량제는 지금까지도 가장 성공한 환경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쓰레기를 버린 만큼 돈을 낸다’는 혁신을 통해 생활쓰레기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하지만 2020년대 이후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다시 반등했고, 쓰레기 처리 시스템도 불안정해졌다. 그는 “31년이 지난 종량제를 포함해 쓰레기 정책 전반에 대한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Q : 직매립 금지 이후 서울 종량제 쓰레기가 수도권 밖까지 옮겨져 처리되고 있는데.

A : 종량제가 시작된 이후 안정적으로 정착했던 쓰레기 처리 시스템이 다시 혼란스러워졌다. 우리 동네에서 배출한 쓰레기는 동네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종량제 도입 이후 많이 생겼지만, 그 정책 방향을 더 확고히 하도록 쓰레기 제도를 계속 리모델링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Q : 서울에 소각장 등 쓰레기 처리 인프라가 부족한 이유는 무엇인가.

A :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포퓰리즘적인 정책에만 신경 쓰다 보니깐 주민들이 싫어하는 혐오시설에 손댈 생각을 못 한 것이다. 종량제 제도 역시 지방의회가 생기기 6개월 전에 전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방의원들이 지역과 연관성 있는 사람들이다 보니 (더 늦었다면) 종량제 도입이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후 지자체장들이 소각장을 짓는 등 후속 조치를 안 해주니까 발생지 처리 개념이 없어진 것이다.

“쓰레기 책임지는 종량제 정신 재정립해야”

심 대표는 “자기가 버린 쓰레기에 대한 책임을 지는 종량제의 정신을 다시 한번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량제 봉투 가격을 현실화하는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서울시의 종량제 봉툿값(20L)은 2017년 490원으로 오른 이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Q : 쓰레기 정책을 리모델링하려면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A : 종량제 봉투의 자기 부담률을 올려야 한다. 봉툿값 부담률을 높이면 경제적 부담이 생겨서 쓰레기를 줄이거나 분리수거를 잘하게 된다. 또한, 폐기물관리법상 쓰레기 처리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책무다. 이런 책무를 중앙 정부에서 엄격하게 평가해야 한다.

출처 : TheJoong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