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초 백화현상
출처 : 그린포스트코리아(https://www.greenpostkorea.co.kr)
영국 플리머스해양연구소, 미국 해양대기청(NOAA), 오리건주립대 공동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분석에서 “2020년경 전 세계 바다가 해양 산성화의 경계치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칼슘탄산염 함량이 산업화 이전보다 20% 이상 감소한 수준으로, 전 지구적 ‘산성 한계’가 무너진 것이다 .
특히 수심 200m 이상 중층수의 60%가 이미 안전 수준을 벗어난 산성화 상태에 도달했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산호뿐 아니라 패각 동물, 심해 서식 생물군에도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 .
산호초 구조가 약해지면 무너지고 침식되는 현상이 가속된다. 미국 환경보호청과 해양단체 오세아나에 따르면 산성화는 산호의 칼슘 이온 흡수를 저해해 석회화 속도가 느려지거나 이미 생성된 구조가 용해될 수 있다 . 깊은 수심에서도 동일하게 진행돼, 바닷속 ‘밀림’이라 불리는 생물 군집 전체가 위협받는다.
이는 생태계뿐 아니라 인류에게도 직접적인 위협이다. 전 세계 10억여 명이 해양 식품에 의존하며, 산호초는 어류·연체동물 등 다양한 종의 서식지이자 어린 개체의 보호 구역 역할을 한다 .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2023년 이후 기록된 전례 없는 산호 백화현상(bleaching)으로 전 세계 산호의 84%가 피해를 입었으며, 이는 해양 생태계 복구 가능성을 크게 약화시켰다고 경고했다.
백화현상은 해수온 상승이 주원인이지만, 해양 산성화는 산호 재생력(재생 성장)의 핵심 저해 요소로 작용한다 . 과학자들은 해양 산성화가 기후 위기의 ‘악의 쌍둥이(evil twin)’라 명명하며, 이중 위협이 산호초 붕괴를 가속한다고 지적한다.
샘 티처(Samuel Teicher) 등 연구진은 바닷물이 공기 중 이산화탄소 약 30%를 흡수하며 산성화가 진행 중이며, pH는 산업혁명 이후 8.2→8.1로 낮아졌지만 이는 수소 이온 농도 기준으로 30% 산성도가 증가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2100년까지 표층 pH는 7.8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이는 5천5백만 년 전 수준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산호초 붕괴는 연쇄 생태·경제·사회적 피해를 낳는다. 세계산호초이니셔티브(ICRI)와 NOAA 조사에 따르면 2023년 이후 주요 서식지 산호의 50~90%가 백화되고 사망률이 상승했다 . 산호초는 해안 침식을 막는 자연 방파제 역할도 해 왔으며, 붕괴 시 연안 지역이 폭풍·해일에 더욱 취약해진다 .
또한 세계산호초 모니터링 네트워크(GCRMN)는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산호초 70~90%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은 산호의 80%가 이미 위기에 노출돼 있으며, 이대로라면 2030년대에는 90% 지역이 위험상태에 이를 것이라 경고했다 .
전문가들은 대응을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산성화의 유일한 근본 대책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 화석연료 전환과 재생에너지 확대.
산호 복원·보호 강화: 해양 보호구역(PA) 지정, 산호 이식·조기 경보등 국지적 보전 전략 병행 .
글로벌 정책 통합: 산성화 문제를 기후협약·해양보호 정책에 포함하고, 국제협력체계를 구축.
미국 폴리머스해양연구소의 스티브 위디콤브 교수는 “해양 산성화는 해양 생태계와 연안 경제의 시한폭탄”이라며, “지금이 행동하지 않을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해양 환경 문제는 여전히 잘 느껴지지 않는 위협이지만, 주요 해양 지표들이 한계선을 넘어선 만큼 조속한 대응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