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화공단 내 태림포장 기술연구소에서 직원이 골판지 상자의 압축 강도 실험을 하고 있다.

"특수강화 원지를 적용해 기존 골판지 상자보다 종이 사용량은 최대 20% 줄이고 골판지 강도는 20% 올렸죠. 골판지 강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을 통해 공정처리를 보완하고 효율적인 부원료 배합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위에서 누르는 힘에 쉽게 찌그러질 것처럼 보였던 라면 박스가 무려 470㎏의 수직 압축 강도를 버텨냈다. 최근 경기도 시화공단 내 태림포장 기술연구소에서 만난 장정원 팀장은 하중 실험을 직접 시연하며 자사의 기술력에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 고강도 경량 골판지 박스는 원지를 기존 '더블 월(종이 5겹)'에서 '싱글 월(종이 3겹)'로 줄였다. 종이를 덜 쓴 만큼 강도가 약해져야 하는데 오히려 더 강해지고 제조 비용은 줄었다. 자체 개발한 특수강화 원지를 적용했기에 가능했다.

태림포장은 골판지 제조업계에서 유일하게 기술연구소와 디자인센터를 갖춘 곳이다. 차별화된 기술력은 이뿐만 아니다. 보통의 4각 상자를 8각, 12각으로 만들어 제품 패키징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줄여 고객사와 함께 윈윈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에는 스티로폼 박스와 거의 동일한 보냉 성능을 갖춘 종이 박스도 출시했다. 박스 안에 박스를 덧대는 방식으로 만들었더니 실제 테스트에서 스티로폼 박스 대비 98%의 보냉 성능을 냈다.

디자인센터 한 관계자는 "보냉 상자는 냉장육 보관 테스트 결과 21시간 동안 10도 이하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냉장 시간을 유지했다"며 "스티로폼 박스 대비 적재성이 뛰어나 보관 면적을 줄일 수 있고 폐지를 재활용해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개발(R&D)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는 태림포장은 현재 명실상부한 업계 1위다. 시화 공장을 비롯해 국내 8개 지역에 9개 공장을 운영해 전국 공급망을 구축했다. 모든 물량이 주문생산 방식으로 이뤄지며 주문 이후 납품까지 1일에서 1.5일밖에 소요되지 않아 전국 모든 고객사의 요청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경기도 시화공단 내 태림포장 공장에서 로봇이 골판지 박스를 적재하고 있다.

제조 공정도 대부분 자동화했다. 종이 공장인 만큼 사람의 손을 많이 탈 것으로 예상했지만 재단·프린팅·적재 등 모든 공정에서 관리자 외 인력은 눈에 띄지 않았다.

조영묵 시화공장 지원팀장은 "현재 시화공장의 자동화율은 90% 이상으로, 대량 생산에 자동화 시스템과 친환경 연구개발 능력을 갖춘 국내 최고의 골판지 상자 제조 공장"이라고 소개했다.

향후 태림포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전국의 모든 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등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정우철 시화공장 공장장(이사)은 "경쟁사들이 대량 생산에만 몰두하는 사이 태림포장은 독자 기술연구소와 디자인센터를 통해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지닌 혁신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글로벌세아 그룹에 편입된 이후 복지 수준이 높아져 임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1976년에 설립된 태림포장은 지난 2020년 글로벌세아 그룹에 편입됐다. 그룹에 소속된 이후 생산과 영업을 분리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등 그룹 포트폴리오의 주요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출처 비즈워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