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부터 연 100억 원 규모의 R&D예산을 10년간 안정적으로 지원받는 연구개발단이 100개쯤 만들어서 움직일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고 나서 이 연구개발단들이 어떻해야 우리 사회에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필자의 아이디어는 이들 연구개발단들과 신사업 아이템을 계속 찾고 있는 우리나라 중견기업들과의 연계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960년대 S&P500 기업들의 평균수명은 60년가까이 되었다. 2020년대에는 똑 같은 S&P500기업들의 평균수명은 약 18년 정도라고 한다. 기업의 평균수명이 짧아진다는 이야기는 기업은 부단히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한다. 지금 주변의 중견기업 대표들은 항상 이 고민을 하고 있다. 이들 중견기업과 함께 좋은 연구결과를 사업화하면서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결과물을 함께 만들 수 있도록 정부가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관련 정책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 껍데기 정책말고 알찬 정책으로.

이 같은 연구개발단이 100개 만들어진다면, 1조 원의 정부 R&D 예산이 매년 장기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패러다임을 단기간 성과 경쟁에서 장기적 큰 성과를 만드는 촉매가 될 것이다. 1년에 100억을 사용하는 연구개발단이 단순히 연구 성과만을 내는 조직이 되어서는 안 된다. 10년간의 연구개발 과정에서 파생되는 창업 아이템들을 지속적으로 spin-off해야 하며, 또 연구개발단 자체가 일정 단계에서 기존 기업에 인수합병(M&A)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하고 운영이 되도록 해야겠다.

이런 정책은 과기부나 산업부의 역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넘쳐 흐르는 민간 투자재원이 이러한 기술혁신 생태계로 흘러가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금융관련 정부부서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세제 혜택, 모태펀드 매칭, 장기 투자 안정성을 보장하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금융위나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들의 여러 정부주체들도 동참해서 제도 기획을 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연구개발단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없다. 1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10년간 집행할 만큼 탄탄한 계획을 세우려면 연구자들은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산업계의 수요를 분석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연구자들이 올해 하반기부터라도 대형 연구단을 구상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한다. 3번 정도의 평가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통과한 연구개발단이 출범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예를 들어 매년 출연(연)마다 3~5개 규모의 연구개발사업단이 출범할 수 있도록 블록펀딩을 해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연구관리를 하는 출연(연) 연구팀들이 실제 연구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빨리 변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 년100억 원, 10년 항해” 라는 새로운 비전 아래 연구개발단을 출범시켜야 한다. 여기에 창업과 M&A, 민간투자까지 연결되는 혁신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 대기업에게는 기초과학이 도움이 되고, 우리나라 중견기업들에게는 기술개발이 도움이 된다. 중견기업들과 연구개발단들이 우리의 미래 산업을 만들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정부가 지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