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태아 성(性) 선택에 대한 인위적 개입을 막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출생 성비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으면 오는 2034년 짝을 찾지 못하는 남성이 15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해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사진=VnExpress/Thi Quan)
베트남이 태아 성(性) 선택에 대한 인위적 개입을 막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생 성비 불균형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정부는 성비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오는 2034년 짝을 찾지 못하는 베트남 남성은 15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해법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통계국은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2021~2024년 주민등록 및 호적 통계에 관한 첫번째 보고서를 지난달말 발표했다. 보고서는 유엔인구기금(UNFPA)과 공중보건조직(VS)의 지원과 전국전자시민등록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2024년 기간 베트남의 출생 성비는 109.5를 나타냈다. 출생 성비는 각국의 문화나 사회적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통상 자연적인 남녀 출생 성비는 105명으로 여겨진다. 이는 남아 104~106명당 여아 100명이 출생한다는 의미다. 출생 성비가 106을 넘어서는 경우, 성 선택에 대한 인위적인 개입이 발생하고 있음을 뜻한다.
통계국은 “정부가 임신중 성 선택에 대한 의도적인 개입을 줄이기 위한 여러 정책적 노력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성비 불균형은 오히려 지난 2년간 더욱 심각해졌다”며 “자연 상태를 벗어난 출생 성비 불균형은 국가 인구 문제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출생 성비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2034년 베트남의 15~49세 남성 인구는 여성보다 150만명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9년뒤면 베트남 남성 150만명이 제 짝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 숫자는 2059년 18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북부지방, 특히 홍강삼각주 권역의 출생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강삼각주 지자체 11곳중 10곳의 출생 성비가 110을 넘긴 가운데 박닌성(Bac Ninh)은 119.6으로 남아 출생비율이 가장 높았고, 빈푹성(Vinh Phuc) 118.5, 하노이 118.1, 흥옌성(Hung Yen) 116.7 순으로 뒤를 이었다. 또한 박장성(Bac Giang) 116.3, 선라성(Son La) 115, 랑선성(Lang Son) 114.5, 푸토성(Phu Tho) 113.6 등도 남아 출생비율이 높았다.
반면, 남부지방의 경우 105~108로 자연 출생 성비에 근접하거나 소폭 벗어나는 등 북부지방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통계국은 이러한 권역별 출생 성비 차등을 지적하며 “인구당국은 출생 성비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전국에 광범위한 투자에 나서기보다 북부지방에 중점을 둔 맞춤형 정책을 연구하고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건부 인구국의 마이 쑤언 프엉(Mai Xuan Phuong) 통신교육국 부국장은 “현재 베트남의 합계출산율은 1.91명으로 장기적으로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대체출산율(2.1명) 아래로 떨어진 데 반해 국민들 사이 남아선호 현상이 여전히 높아 국가 인구관리 정책이 이중고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프엉 부국장은 “이러한 현상은 대를 잇기위해 아들이 있어야 한다는 관념과 조상숭배 유교문화, 가정·사회에서 여성의 역할 과소평가 등에 기인한 것"이라며 "이와함께 태아 성감별 등 의료서비스 접근성 개선이 성별에 따른 낙태 증가로 이어져 출생 성비 불균형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성비 불균형에 따른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출생 성비를 109로 완화하는 것을 단기적인 목표로 세운 상태다.
인구전문가들은 이를 위해서는 가정•지역•사회에서 여성과 소녀의 역할과 지위를 강화할 수 있는 정책과 성 선택 개입 방지책 마련으로 사람들의 편견과 고정관념 등 인식 전환에 나서는 한편, 출산율 확대와 성비 균형을 추구하기 위해 여아를 포함한 두자녀 장려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출처 : 인사이드비나(http://www.insidevin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