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인 CES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다. 올해도 여러 기업이 첨단 기술을 선보였으며 특히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바이오헬스 등 분야에서 딥테크 기업 혁신 기술이 큰 주목받았다.
딥테크 기술은 고도 기술력과 혁신적 해결책을 기반으로 AI, 양자컴퓨팅, 디지털 헬스케어, 로보틱스 등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을 포함한다. 기존 산업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딥테크 기업이 국가 경제 단기 성장을 넘어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맡는 이유도 바로 이 파급력에 있다.
미국의 경우 혁신적인 딥테크 기업이 지속 성장하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내 시가총액 상위 7개 기업 중 5개 기업이 1990년 이후에 설립된 젊은 딥테크 기업들로, 과거 몇십년간 형성된 산업에서 벗어나 미국 시장을 넘어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 경제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앞으로 한국 경제를 새롭게 이끌어 갈 딥테크 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원기관은 기술창업 지원제도를 강화하고 정책 및 투자자금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딥테크 기업은 기성 기업 중심으로 만들어진 기존 규제 틀에 맞추기 어려워 시장 진입이 늦어지거나 막히기도 한다. 딥테크 산업 분야에서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한 유연한 규제와 지원이 어느 산업 분야보다 더욱 필수적인 이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연구개발특구에서 나타나고 있다. 바로 '연구개발특구 규제샌드박스' 제도다. 이 제도는 혁신적인 기술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하거나 면제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연구개발특구 규제샌드박스는 타 규제샌드박스 제도와 다르게 산업 모든 분야 실증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특구 내 연구개발(R&D) 및 공공 연구성과 실증에 초점을 맞춰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아닌 효과성과 안전성을 검증한 후 사업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딥테크 기업이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드론 분야 딥테크 기업 나르마는 액화수소를 활용한 고속원거리 틸트로터 드론을 개발하려 했으나, 액화수소 충전에 대한 기준이 부재해 기술 개발에 난항을 겪었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연구개발특구 규제샌드박스를 활용, 신기술 실증특례 지정을 받았으며 현재 드론에 액화수소를 충전해 비행하는 실증으로 이동형 액화수소 충전 기준을 마련해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연구개발특구 임시허가 1호 승인을 받아 우주항공 분야 딥테크 기업의 우주발사체 개발을 위한 규제 완화가 이뤄졌으며, 이로써 해당 산업 활성화 기반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렇듯 연구개발특구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현재까지 총 43건 규제특례가 지정됐으며, 그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앞서 예를 든 사례처럼 규제샌드박스 제도는 딥테크 기업이 혁신 기술을 시장에 적용하고 상용화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딥테크 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지난 50여년간 대한민국 과학기술을 이끌어 온 연구개발특구가 이제는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딥테크 기업이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상용화해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는 클러스터가 되길 희망한다.
* 출처 : https://www.etnews.com/20250311000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