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에서 가장 왕성하게 창의력이 발휘되고 혁신의 결실로 이어진 시기가 르네상스였습니다. 르네상스(14세기~16세기)를 이끈 것은 특정 기술이나 인물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활발하고 자발적으로 흐르던 창의와 혁신의 에너지입니다.
르네상스 시기에는 인문에서 예술로, 예술에서 과학으로, 과학에서 산업으로 혁신이 이어져 왔다는 점에 주목해봅니다. 1~4차 산업혁명의 각 시기를 살펴보면―1차: 1760~1820, 2차:1870~1914, 3차: 1970년대 이후, 4차: 2010년대 이후―예외 없이 이런 패턴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처럼 변화와 혁신은 사람들의 ‘마음에서’ 태동하고 발원하여 각종 혁신적인 시도와 결과물로 나타나고 실현되는 것임을 간혹 잊을 때가 있습니다.
기업이 기술과 공정 혁신과 조직문화의 변화를 추진하려면 그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 상태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공감대와 동기의 흐름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사람들로부터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혁신 동기를 유발할 방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의식 혁신에 관한 진단과 방향성의 토대 위에서 기술과 공정 혁신의 체계와 프로그램이 기획하고 실행해야 해야 하는 것입니다.
르네상스 시기의 문명적 혁신에 관한 다양한 전문 문헌들을 살펴보니, 혁신이 태동하여 융성하는 근본원리(DNA)를 7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 7가지 DNA는 1번에서 7번까지 일련의 흐름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르네상스가 남긴 변화와 혁신의 7가지 DNA>
1. 모든 사람은 혁신적 생각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창의성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선천적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창의성을 드러내고 활용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예)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대다수 도구와 방법들은 대부분 이름을 알 수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내어 전승으로 내려온 것
2. 표준화된 운영 규정에 맹목적으로 집착하고, 사람들이 조직의 방침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새로운 업무 방법을 제안하지 못하도록 하는 환경 속에서, 혁신은 억눌려 있게 됩니다.
(예) 중세가 암흑기가 된 것은, 왜곡된 종교주의자들이 만든 규정과 규율의 틀 속에 사람들의 생각과 언어와 행동을 묶어 두었기 때문
3. 사람들이 기존의 것을 개선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며,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지적이고 창의적인 능력을 활용하도록 격려받는 환경 속에서, 혁신은 꽃을 피우게 됩니다.
(예) 르네상스 시대의 발상과 발견과 발명의 붐을 일으킨 것은 과학이 아니라 인문학적 호기심에 대한 사람들의 호응이 계기가 되었음.
4. 혁신을 위한 풍요로운 환경을 만든다는 것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생각과 능력을 나누고, 조직 내외부에 걸쳐 서로 다른 영역들이 공유되고 재결합되는 '연결생태계'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예) 15~16세기 북부 이탈리아(피렌체, 밀라노, 베니스)에서 오늘날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성공적인' 혁신 클러스터까지….
5. 창의성을 고무하고 연결망을 극대화하며, 인사이트가 있는 작업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만으로 혁신을 이루어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개인의 창의적이고 새로운 사고방식과 관점을 함께 개발해주어야 합니다.
(예) 오늘날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과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한 문제의식은 탄소중립형 기술혁신을 광범위하게 끌어내고 있음.
6. 사람들의 잠재된 창의력을 깨워서, 새로운 통찰력과 생각을 활발히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의 기업과 기관에서 공통되게 채택하는 의도적이고 체계화된 학습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예) 고정관념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해답 구하기, 트렌드 읽기와 기회 잡기, 기술과 자원의 새롭게 조합하고 활용하기, 고객과 수요자의 문제와 불만에 주목해 새로운 가치와 솔루션 만들어내기
7. 인류 역사에서 창의와 혁신을 가능하게 했던 혁신의 DNA는 지역이나 조직의 리더와 구성원이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적용할 때, 대체불가한 가치가 있는 고유한 혁신의 결과물과 획기적인 성과로 나타나게 됩니다.
(예) 고정관념에 과감하게 도전 → 과거 현재 미래 트렌드 파악 → 내외부 자원과 능력의 파악과 활용 → 고객과 수요자가 사주는 결과물을 기획하고 실행하고 만들어내기
같은 르네상스 시대에서도, 피렌체, 밀라노, 베니스 등 특정 지역과 가문에 따라 저마다 독특하고 정신적이고 물질적인 혁신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로 대체불가한 공유한 혁신 DNA로 분화되어 갔습니다.
지금까지 르네상스 시대를 통해 인류가 형성해온 혁신 DNA의 7가지 태동과 융성의 원리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생각할 수 있는 세 가지 자연스러운 질문들을 던지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나 자신만의 개인적인 혁신 DNA는 어떠한가요? 내가 속한 조직에서 구성원들과 함께 만들어갈 조직적인 혁신 DNA는 어떠한 모습으로 형성되고 있나요? 마지막으로, 국가와 사회 차원에서 협력하여 구축해갈 혁신의 DNA의 환경과 토대는 어떻게 발전시켜가야 할까요?
김현주
㈜기술과가치 파트너
성과와역량연구소 소장
참고서적: [혁신의 네 가지 키워드], [미래사업 실천 편], [세상을 바꾼 비즈니스 모델 70], [모방에서 혁신으로]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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