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기준금리 인하의 기대가 무너지면서 은행권의 예금금리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가릴 것 없이 고객 이탈을 막고 묶어 두는 이른바 '락인(Lock-in)' 특명이 내려지며 비상이 걸렸다. 동시에 자금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으로 조달비용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잇따라 예금 만기까지 도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20일) 국고채 10년 금리는 3.325%로 10월 말(3.061%)보다 26.4bp(1bp=0.01%p) 상승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란 관측에 국고채 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할 때 더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는 뜻으로, 예금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

같은 기간 은행채(신용등급 AAA) 금리도 3.502%에서 3.771%로 높아졌다. 5대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정기예금 최고 금리를 연 3%대까지 끌어올렸다. 신한은행은 '신한my플러스 정기예금' 금리를 연 2.80%에서 3.10%로 0.3%p 인상했고, 우리은행도 첫거래 우대 상품으로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연 3.00% 금리를 제시했다.

인터넷은행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케이뱅크는 18일부터 대표 수신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의 6개월 및 12개월 만기 금리를 0.11%p 올렸다. 같은 날 토스뱅크는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의 3개월, 6개월 만기 금리를 연 2.40%에서 2.50%로 0.1%p 상향 조정하면서 더욱 파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또 5000만원을 초과하는 고객 예치금에 대해 연 4.0%라는 최고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12일부터 정기예금과 자유적금 금리를 최대 0.15%p 인상하며 경쟁에 참여했다.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는 기존 연 2.70%에서 2.85%로 올라섰다.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2.69%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예금금리가 더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으로 대출 영업을 축소한 저축은행들이 수신 유치에 소극적인 사이, 시중은행들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연말은 통상적으로 기업들이 법인세 납부와 배당금 지급 등 결제 자금 수요가 발생해 자금이 빠져나가는 시기"라며 "은행간의 밥그릇 지키기 경쟁이 치열해 시장금리가 꺾이지 않는다면, 당분간 수신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출처 BLO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