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를 닮은 '흉물'이라고 철거된 조형물/넷플릭스 오리지널 '케이팝 데몬 헌터스'
"저승사자를 닮았다"는 이유로 철거됐던 세종시 조형물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재설치 논의 중이다.
대상은 2014년 12월 설치 후 "저승사자 같다", "흉물스럽다"고 지탄받다가 결국 철거된 세종시 나성동 정부세종2청사(16동) 국세청 앞 조형물. '흥겨운 우리가락'이라는 이름의 이 금속 조형물은 당시 청사관리본부가 공모를 통해 총 11억여원을 들여 설치한 조형물 6개 중 하나였다. 이 조형물의 가격은 1억500만원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은 한복 차림에 갓을 쓴 남성이 '한량무'의 춤사위를 펼치듯 양팔을 벌려 날아오르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작품설명에도 "동작이 우아하고 품위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인 한국무용의 한 장면을 연출한 것으로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했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작품의 의도와 달리 시민들과 공무원들에게 "무섭다"는 반응을 얻었다. 기괴한 웃는 얼굴이 옷차림과 어우러져 '저승사자'나 박수(남자 무당)를 연상케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밤이나 날씨가 궂을 때 조명과 차가운 금속 재질이 어우러지며 한결 섬뜩하게 보여 "지나가다 보고 놀랐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저승사자'라 불리던 이 조형물은 몇 달 후 100여m 떨어진 17동 옆으로 옮겨졌지만, 방청이 국민안전처 시절인 2016년 이 건물에 입주하고 올해 초 행정안전부까지 이전해오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특히 당시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나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독도 헬기 추락사고 등 대형화재·사고가 잇따르는 상황이라 소방청에서는 "볼 때마다 꺼림칙하다"는 불만도 나왔고, 결국 철거 후 지하 주차장에 임시 보관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혈세 낭비 사례로 그동안 여러 차례 언급돼 왔던 조형물이지만,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인기를 얻게 되면서 해당 조형물을 "원래대로 돌려놓으라"는 민원이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접수됐다. 이에 관계 부처에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다시 설치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번 철거된 조형물이 여론에 따라 재설치되는 것에 대해 "왔다 갔다 한다"는 비판의 여지도 있는 만큼, 조심스럽게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조형물이 재설치 될 경우 장소는 문화예술진흥법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출처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