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24 본사에서 최진일 이마트24 대표(사진 왼쪽), 인도 한인 사업가 피터 정 대표가 인도 진출을 위한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들이 본격적으로 글로벌로 뻗어나가고 있다. 내수 기반 성장의 한계에 다다른 측면이 크다. ‘K컬처’를 중심으로 높아진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편의점은 점포 개점을 시작으로,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유통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오는 8월 인도에 1호점을 연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 지역 솔리테어 비즈니스 허브에 총 2층 규모로 조성된다. 노브랜드 상품과 다양한 ‘K-상품’을 선보이려 한다. 1층은 푸드코트형 매대로 꾸며 떡볶이·김밥·핫도그 등 한국식 간편식을 판매한다. 2층에는 한국형 셀프 포토 부스 ‘인스포토’와 화장품 코너도 배치된다. 같은 해 10월에는 인도 내 2호점을 열 예정이다.
‘편의점 본고장’인 미국에도 한국 편의점이 생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 5월 하와이 현지법인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해외 사업 영향력 확대 공세도 분주하다. CU는 지난 8일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동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 대규모 물류센터를 확장 건립했다고 밝혔다. 기존엔 울란바토르를 중심으로 배송이 이뤄졌는데, 이번 증축을 통해 물류망을 보다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태한 BGF리테일 해외사업운영팀장은 “몽골 사업의 더 큰 성장을 위해 앞으로도 전문적인 관리 체계와 최신 비즈니스 인프라 구축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CU는 지난 2018년 몽골에 1호점을 연 이후 올해 7월 400호점을 달성했다.
국내 편의점이 해외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선 데에는 내수 중심 유통 구조 한계가 자리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전체 점포 수는 지난 4월에 이어 5월에도 0.6% 줄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규 출점 중심의 외형 성장 모델이 포화에 다다른 것이다.
반면, 해외 수출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해 말 기준 수출액이 900만 달러(한화로 약 124억3530만원)를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20년에 ‘300만불 수출의 탑’을 받은 지 4년 만에 3배 가량 늘어났다. 지난 2019년 120만달러에 불과했던 CU 역시 지난해 수출액이 800만달러까지 늘어났다. 해외 점포 전체 매출 중 절반 가량이 자체 브랜드(PB)를 포함한 한국 상품에서 발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10%, 20% 꾸준히 성장하면 좋겠지만,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며 “편의점은 새롭게 조성되거나 한참 개발 중인 곳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기존에 자리한 지 오래된 구 시가지 같은 곳에는 추가 입점을 해 매출을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다. 해외로 나가 외형 성장을 도모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은 외형 확대 외에도 유통 플랫폼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데 이점이 있기도 하다. ‘K-드라마’, 유튜브 ‘먹방’ 등 콘텐츠 소비를 통해 형성된 한국 식(食) 문화에 대한 친숙함이 실제 구매 가능한 오프라인 유통 공간으로 연결되며 시너지를 내고 있어서다.
GS25는 지난 2020년 제작 지원한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가 베트남에서 방영된 직후, 현지 점포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시 GS25는 인증샷을 찍으러 방문한 현지 고객이 많자 기념 촬영 부스를 설치하기도 했다.
가수, 드라마, 게임 등과의 컬래버레이션이 용이하다는 점도 편의점 경쟁력을 높인다. 현지 유행에 맞춰 기획 상품을 빠르게 구성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CU는 가수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와 협업한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선보였다. 정규 4집 발매를 기념한 특별 컬래버 캠페인이다. 관련 상품을 30일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전국 주요 상권 특화 편의점에서 팝업스토어도 운영한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온 한국 식품들 역시 인기가 높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인도 진출 주된 이유에 대해 “인구 수 1위 국가”라면서 “최근 해외에서 ‘K-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SNS 등을 통해 상품의 국경이 흐릿해졌다”며 “K팝, K푸드 등에 대한 인기가 상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 더해, 협업도 용이하다 보니 많이 진행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출처 디지털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