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준 티르티르 대표

“일본은 제품 개발부터 출시까지 6개월이 걸리지만, 한국은 단 6주면 가능합니다.”

안병준 티르티르 대표는 16일 서울 마포구 티르티르 본사에서 진행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K-뷰티의 영향력을 넓혀 전 세계에서 한국 화장품을 접하도록 하는 것이 티르티르의 목표”라고 밝혔다.

2013년 한국콜마 기획관리본부 전무로 입사하며 ‘K-뷰티’ 시장에 발 담근 안 대표는 K-뷰티의 최대 강점으로 ‘속도’를 언급했다. 그는 “K-뷰티의 터닝 포인트는 2015년과 2016년”이라며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국내 화장품이 제품력을 인정받아 일본과 동등한 제품력을 갖추던 시기였는데 특히 속도가 강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색조 화장품은 기초 화장품보다 제품의 생명력 주기가 짧기 때문에 (속도는) 글로벌 시장에서 큰 경쟁력이 됐다”고 했다.

티르티르 대표직을 수락한 것도 ‘한국판 로레알’을 만들자던 천주혁 구다이글로벌 대표의 제안 때문이었다. 안 대표는 “티르티르를 색조 브랜드로 리뉴얼하고 싶다며 대표직을 제안했다”며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 출신에게는 도전이었지만, 천 대표의 ‘한국판 로레알’이라는 단어가 도전적이라 생각해 10분도 고민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구다이글로벌이 인수한 뒤 티르티르 매출은 273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68%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약 391억원이었다. 매출을 견인한 건 해외 부문이었다. 스킨케어 브랜드를 기반으로 색조 화장품 종류를 다변화한 것이 효과적이었다. 실제 티르티르는 리뉴얼 이후 쿠션뿐만 아니라 립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5월 문 여는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도 아이 메이크업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티르티르는 올해 진출국 다변화를 노린다. 특히 아시아권을 주목하고 있다. 안 대표는 “매출의 대부분이 해외 매출”이라며 “그 중에서도 일본 매출이 1000억원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티르티르는 로프트 프라자, 엣코스메, 마즈모토키요시 등 일본 현지에 있는 매장 6000여개에 입점했다.

안 대표는 “13일까지 아랍에리트(UAE) 두바이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는데 하루에 최대 2억원 매출을 내며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아시아권은 인구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유망한 시장이며, 중국 시장은 한한령 완화 기류가 있어 진출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티르티르의 입점국가는 일본과 대만, 미국, 인도, 태국 등 5개국이다. 올해는 멕시코와 호주, 영국 등에도 진출한다. 그는 “9월 프랑스 파리 팝업스토어가 예정돼 있고, 러시아에서도 문의가 와서 현재 조율 중”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올해 목표 매출은 4000억원, 최대 4500억원까지 바라보고 있다”며 “특히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해외 매출 목표액을 2000억원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뷰티가 자리 잡은 일본 시장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국내에서도 입지를 다지기 위해 올리브영 등 유통 채널과 입점을 조율해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