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시타 고노스케는 “비즈니스맨은 모두에게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이나 전략보다 먼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사업의 본질이라고 보았다. 그는 사람이 마음을 열고, 신뢰하고, 함께 일하고 싶어지는 사람이 되어야 비즈니스가 앞으로 나아간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사랑받는 사람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마쓰시타가 책에서 밝힌 조건은 단순한 인성론이 아니라 경영 현장에서 체득한 실천적 지혜다.

그가 말한 첫 번째 조건은 먼저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사람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사랑받으려는 것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신용을 최우선으로 두는 태도다. 거짓 없는 말, 작은 약속도 반드시 지키는 습관이 신뢰를 만든다. 세 번째는 겸손이다. 겸손한 사람에게 도움은 자연스럽게 모여들고, 사람은 그에게 마음을 연다. 네 번째는 공은 남에게 돌리고 책임은 자신이 지는 태도이다. 작은 성과도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인데, 이를 존중하는 사람이 결국 사랑받는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밝은 마음과 감사의 표현이다. 그는 “밝은 얼굴은 최고의 덕목”이라고까지 말했다. 감사할 줄 알고 긍정적 태도를 잃지 않는 사람이 주변에 좋은 인맥을 모으게 된다는 의미다.

흥미로운 것은 이 원칙이 다른 위대한 리더들의 인간관계 철학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 워런 버핏 역시 “사람들의 사랑과 존중을 잃으면 아무리 똑똑해도 실패한다”고 말한다. 그는 지능과 에너지보다 성실성(Integrity)을 더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은 결국 자신을 속이지 않고, 타인의 믿음을 배반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스티븐 코비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신뢰 계좌’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친절, 배려, 약속 이행 등 긍정적 행동은 신뢰를 예금하는 것이고, 무책임, 비난, 약속 불이행은 신뢰를 인출하는 행위라는 설명이다. 사랑받는 사람은 결국 신뢰 계좌를 꾸준히 쌓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마쓰시타의 원칙과 정확히 겹친다.

심리학자 아들러도 비슷한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기여감을 느끼는 사람이 사랑받는다”고 했다. 남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 즉 타인의 삶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기여는 누구나 따르고 싶은 사람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기여를 통해 축적되는 신뢰의 결과물이라는 해석이다.

이처럼 국가, 시대, 분야가 달라도 위대한 리더들이 공통으로 말한 것이 있다. 사랑받는 사람이 곧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결국 비즈니스에서 이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사업을 준비하는 나는 무엇을 갖추어야 할까? 첫째, 사람의 신뢰를 얻기 위한 나만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작은 약속을 지키는 습관, 상대의 의견을 진심으로 듣는 태도, 얼굴을 밝게 유지하는 노력, 남의 공을 먼저 세워주는 마음 같은 기본 덕목을 몸에 익혀야 한다. 둘째, 함께할 파트너 역시 같은 기준을 가진 사람인지 냉정하게 확인해야 한다. 기술보다 태도가 중요하고, 스펙보다 신뢰가 중요하며, 창의성보다 성실성이 중요하다. 결국 사랑받는 사람이 사랑받는 사람을 끌어당긴다는 것이 비즈니스 세계의 오래된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