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수 등 막걸리 업체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주류 시장 침체가 계속되자 과일 맛, 저도수 막걸리 등 다양한 신제품을 앞세워 수출 판로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탁주 업체, 해외 공략 총력

2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막걸리 ‘장수 생막걸리’를 생산하는 서울장수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새 제품 ‘월매 라이트’의 품목 제조 보고를 완료했다. 서울장수 관계자는 “수출 시장을 타깃으로 해 기존 살균 막걸리인 ‘월매 쌀막걸리’(알코올 도수 6도)보다 알코올 함량을 낮춘 저도수 제품”이라며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1996년 선보인 월매 쌀막걸리는 작년에만 1300만 병 이상 팔린 스테디셀러다. 최근 5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12.3%로 일본, 미국, 중국, 호주 등 1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수출을 시작하는 등 K컬처 열풍이 부는 동남아시아로 판로를 넓히고 있다. 해외에선 과일 향이 첨가된 수출 전용 제품 ‘월매 복숭아 막걸리’와 ‘월매 청포도 막걸리’가 인기다. 과일 맛 막걸리에 더해 세계적인 저도주 트렌드에 맞춘 월매 라이트를 출시해 막걸리 수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게 서울장수의 구상이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주력 제품인 장수 생막걸리의 수출 증가세도 가파르다. 수출용 장수 생막걸리인 ‘장수 90’은 작년 1월 일본 수출을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수출량이 80%가량 증가했다. 작년 장수 90의 미국 수출량은 전년 대비 34% 늘었다.

‘지평 생막걸리’를 만드는 지평주조도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지평주조는 올해 2월 캘리포니아, 뉴저지 등 미국 대도시 지역 아시안 마트와 식당에서 ‘지평 프레시’ ‘지평 체스트넛’ 판매를 시작했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한인 밀집 지역을 우선 공략한 뒤 대형 유통 채널로 판매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3월에는 호주에도 진출했다. 중국, 미국, 캐나다 등에 이은 일곱 번째 진출 국가다. 올해 수출처를 20개국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2009년 탁주업계 최초로 미국 수출을 시작한 국순당은 현재 60여 개국에서 과일 맛 막걸리인 ‘국순당 쌀 청포도’ 등을 판매 중이다. 배상면주가는 일본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 막걸리’는 지난해 일본 대형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에서 막걸리 부문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세이조이시이, 돈키호테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도 입점했다.

◇막걸리 수출 반등세

막걸리 업체들이 앞다퉈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서면서 주춤하던 막걸리 수출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관세청에 따르면 막걸리 수출량은 2022년 1만5396t으로 최대치를 찍은 뒤 이듬해 1만3983t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1만4733t으로 반등했다. 올해는 1만6000t에 육박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수출이 늘면서 막걸리 업체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지평주조 매출은 469억원으로 전년 441억원 대비 6.3% 늘었다. 올해는 수출처 다변화에 힘입어 5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막걸리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내수 시장이 계속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막걸리 시장 규모(소매점 매출 기준)는 2020년 6096억원에서 2023년 5754억원으로 감소했다. 전반적인 주류 시장 침체 속에 Z세대 음주 취향이 하이볼 등으로 옮겨 가면서 막걸리 수요가 눈에 띄게 줄고 있어서다.

출처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