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트남 산업부 고위 공직자와 대학교 총장,학장 일행을 맞아 우리나라 직업훈련시스템을 설명하고 벤처기업의 베트남 진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있었다. 짧은 일정임에도 불구,우리의 다양한 시스템을 배워보려는 그들의 노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한편 미국 회사와 회의를 준비하는 과정,회의를 마친 뒤 후속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결정된 과업을 일정별로 각자 완수하는 과정 등을 통해 우리는 이들의 업무 생산성이 매우 높고 프로페셔널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거북이는 쉬지 않고 경주를 하는 반면 토끼는 잠을 자다가 거북이에게 진다는 이야기,놀기 좋아하던 베짱이가 겨울 준비를 하지 않아 개미에게 신세를 진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지금 우리와 경쟁하는 주변 국을 둘러보자.잠자는 토끼도 없고,노는 베짱이도 없다.
그동안 우리는 기술혁신 노력을 열심히 해왔다. 그리고 상당한 성과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향후 국가 전체의 기술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꼭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 우선 기술혁신을 위해서 국가 차원의 의사결정 시스템 변화를 강조하고 싶다. 잘 알고 있듯이 이제는 몸집이 큰 조직보다는 빠른 조직이 경쟁에서 이긴다. 조직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이에 따른 자원 배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기술혁신은 정부가 기획하고 있으며,필요한 예산은 1년에 한 번씩 결정하고 있다. 따라서 예산 편성 기간 이후에 새로운 프로그램 아이디어가 나와도 이를 실행에 옮기려면 2년을 기다려야 한다. 국가 간 경제전쟁의 양상이 시간경쟁으로 들어간 지 오래됐는데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에는 변화가 없다. 또 우리는 통제가능성,관리의 투명성과 안정성 때문에 다양한 기술혁신 프로그램을 유연성과 신속성이 부족한 공공기관에서 주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혁신의 역동성과 이윤추구 가능성 측면에서 보자면 민간이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경우도 많이 찾을 수 있다. 형식보다는 실제 국가 차원에서 기술혁신 성과를 높이는 방법을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지방정부도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중앙정부는 전국의 모든 기업에 공평한 입장이 되어야 하지만 지방정부는 자기 지역 기업들이 고용 창출을 많이 하도록 적극 지원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기술혁신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 분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고,중앙정부가 확보한 예산 중 일부는 지방정부가 집행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기술로드맵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앞서 기술혁신정책 로드맵을 만들어 체계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