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언어가 나타나고, 새로운 언어는 새로운 시대를 꽃피게 한다.
이 시대를 표현하는 중심은 단연코 AX다.
AX시대를 헤쳐 갈, 아니 기회로 활용하여
더 나은 내일을 기약할 새로운 경영언어로서 ‘더 좋음’을 생각한다.
더 좋음 경영
이상적인 것에 대한 그리움이나 사랑을 더 좋음이라 했고 이를 경영언어로 도입한 것이 ‘더 좋음 경영(betterness management)’이다. 경영에서 이상적인 것(이를 플라톤은 이데아라고 함)은 과연 무엇일까? 1등, 수익을 많이 내는 것, 주주이익을 극대화하는 것, ESG경영을 잘 하는 것 등등일까? 물론 이런 성과도 이상적인 경영지표로 중요하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더 좋음 경영은 경영의 사유, 감정, 지향점을 담아내는 언어로 성과를 내는 뿌리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대체 더 좋음 경영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첫째, 더 좋음 경영은 열림(opening)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2010년 전까지의 경영, 예를 들어 경쟁중심의 경영언어는 닫힘이다. 닫힘은 폐쇄로 암흑이다, 빛이 없다. 반면에 더 좋음은 열림으로 빛이고 밝음이다. 비인간 타자인 자연과 생태에 대한 열림이고 공동체에 대한 열림이고 약자에 대한 열림인 배려란 의미를 담고 있다. 열림은 연결성이기도 하다. 비즈니스생태계를 함께 키워가는 것이 바로 연결성이다. 닫아놓고 우리만 최고가 되려는 시대는 간다. 닫힘은 죽음으로 가는 길이다.
둘째, 더 좋음 경영은 희망(hope)이다. 희망은 낙관과 다르다. 낙관은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 믿는 감정적 위로지만 희망은 아니다. 희망이란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온갖 나쁜 것들이 판도라 상자에서 모두 나온 다음 가장 나중에 나온 작고 소중한 언어라고 한다. 가장 나중에 나와 작지만 가장 강력한 힘을 갖는 것이 희망이다. 이유는 희망은 새로운 출발의 씨앗이자 새싹이기 때문이다. 희망을 잃으면 판도라 상자에서 쏟아진 온갖 부정적 언어는 우리를 짓누르고 숨통을 조인다. 지금 우리사회엔 너무나 많은 부정 언어가 난무한다. 그래서 희망을 말한다.
셋째, 더 좋음 경영은 미완결성(incompleteness)이다. 내가 좋은 경영을 하고 있다고 하는 것은 완결성이지만 더 좋음을 추구하는 경영은 끊임없이 과거나 기존을 반성하고 돌아보는 미완결성이다. 삶이든 사회든 경영이든 완결성은 죽음이다. 완결성에 더 이상 새로운 생명력은 싹틀 수 없다. 오직 쇠퇴와 소멸만 있을 뿐이다. 미완결성은 빈틈으로 겸손이다. 그래서 축복이 될 수 있다. 어떤 경우에 축복일까? 경청할 때 축복이 될 수 있다. 경청은 시대흐름을 담아내는 새로운 생각, 이론, 사상, 인식들을 사전판단으로 배척하지 않고 침묵하면서 듣는 행위를 말한다.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가 불통이라고 한다. 경청이 사라진 것을 말한다. 경청이 사라진 사회는 새로운 언어가 자릴 잡을 수 없다. 대신 그 자리에 옛날 언어만 남아 더 견고한 성을 쌓는다. 빈틈없는 사회는 완벽해 보이지만 미래는 없다. 미래가 들어와 숨을 쉴 수 없기 때문이다.
넷째, 더 좋음 경영은 되어감이고 다가감(becoming)이다. 더 좋음은 과정이고 노력이고 의지다. 아무도 더 좋음의 완전한 모습은 모른다. 다만 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인류는 공동체사회, 사회주의 등 다양한 실험을 해보았지만 만족할 만큼은 아니었다. 따라서 우리는 더 좋음을 향해 뚜벅뚜벅 갈 뿐이다. 신이 아닌 인간의 덕목은 되어감이고 다가감이라는 것이다. 이런 덕목을 실천하는 경영자가 좋은 경영자이고 4 그런 경영자를 존경하는 사회가 좋은 사회다. 되어감과 다가감이 쉬울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이유는 기득권을 내려놓는데서 되어감과 다가감은 시작하기 때문이다. 나의 기득권을 유지하면서 더 좋음을 꿈꾸는 것은 안 된다. 그건 치명적인 욕심이다.
다섯째, 더 좋음 경영은 구성(constructing)이다. 예를 들어 행복을 우리는 지금까지 조건으로 보아왔다. 그래서 그 조건을 갖추려 모진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지만 조건충족 너머에 신기루만 있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구성하는 것이라고 한다. 더 좋음 경영을 어떤 조건으로 생각하는 것은 더 좋음 경영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여기서 기업이 처한 여건에서 최선의 경영을 구성하는 것이 바로 더 좋음 경영이다.
여섯째, 더 좋음 경영은 긍정소통(positive communicating)이다. 긍정소통이 사라진 시대를 절감하는데 이유는 우리의 인지구조가 부정언어인 네거티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인지심리학자들은 말한다. 무엇을 해서는 안 돼, 이렇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없어, 어느 나라 사람은 나쁜 사람이야 등의 네거티브소통이 지배하는 시대다. 이런 부정적 소통은 적대감을 키우는 거름이다. 이것에는 타인에 대한 인정이나 공존은 없다. 오직 비난만 존재한다. 타자와 더불어 살아가려면 긍정소통이 필요하다.
여섯 가지로 더 좋음 경영을 생각해보았다. 복잡하고 길게 논의한 것 같아 정리한다. 더 좋음 경영은 좋음과 나쁨의 비교격으로서 도덕률이 아니라 더 좋음 혹은 더 나음에 대한 그리움이고 사랑이다. 결코 명확한 형식이 있는 그런 경영이 아님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정형화된 경영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영자 각자가 더 좋음을 해석하여 자기 회사에 적용해야 하는 것이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경영자 모두가 더 좋음 경영을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정리하면, 거슬릴 수 없는 AX 시대를 맞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경영언어를 생각해보았다. 그냥 생각한 게 아니라 비즈니스현장에서 쓰고 있는 언어를 눈여겨보고 나서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찾아낸 언어가 더 좋음 경영(betterness management)이다. 여기서 더 좋음은 좋음과 나쁨을 구분하고 어제와 오늘을 비교하는 비교격으로서 언어가 아니다. 경영에서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것에 대한 그리움이고 사랑을 표현한 언어다. 지금까지 우리는 경영의 이상을 성과로 말해왔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더 좋음 경영은 성과의 밑을 든든히 받치는 새로운 언어다. 새로운 언어가 혁신을 가져오고 그로 인해 더 나은 경영성과를 거둘 수 있게 하는 강한 힘을 갖는다. 더 좋음 경영의 버전은 여섯 가지다. 열림경영, 희망경영, 미완결성경영, 되어감경영, 구성경영, 긍정소통경영 등이다. 각자 인연에 맞게 사용하기를 권한다.